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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분노하는 자를 위한 노래

밋있는 삶 2009. 2. 2. 19:42




    분노하는 자를 위한 노래 혜봉스님
    분노하는 자여,
    슬픔이란
    하늘에서 일어나 하늘에서 사라지는 구름과 같이
    마음의 하늘에 일어난 감정의 구름임을 깨닫고
    모든 절망과 좌절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분노하는 자여,
    원망이란
    본래 허망한 마음의 그림자를 보고 시비함이니
    그림자가 아닌 마음의 본성을 깨달아
    너와 나를 분별하는 무지의 환상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분노하는 자여,
    분노는
    생각이 일으킨 마음의 파도임을 깨닫고
    일체의 미움에서 벗어나
    모두를 용서하고 품어안는 자비의 전사가 되기를
    증오란 본래 없는 것
    사랑이 만든 또다른 얼굴
    허나
    사랑도 증오도 본래 없는 것
    누군가를
    좋다하여 사랑하고
    싫다하여 증오함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싫다 좋다 하는것과 같은 것이니
    누가 누구를 미워하고
    누가 누구를 사랑하랴
    자존심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생각이 만든 허구요
    자기라는 것도 알고 보면
    생각이 만든 허상이네
    생각이란?
    일어났다 사라지고
    있다가도 없어지며
    머무르다 흘러가고
    모였다 흩어지니
    아지랑이 같고 안개같은
    실체없는 현상
    생각이라는 것에는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나도 없고 너도 없고
    불변의 자아도 없는데
    이를
    자기라 하고 자존심이라 하니
    참으로
    해가 웃고 달이 웃고
    산하대지(山河大地)가 웃을 일이 아닌가
    분노하는 자여,
    생각은 대지 위에 부는 바람과 같고
    감정은 바람따라 일어나는 파도와 같이
    불어왔다 불어가고
    일어났다 사라지는
    마음의 현상일진대
    무엇을 집착하고
    무엇을 나로 삼아
    슬퍼하고 원망하며
    미워하고 분노하랴,
    용서하고 용서하라
    안다는 것도 있는 그대로 보면
    실재가 아닌 생각이 만든 이미지
    일체는 마음의 거울 위에
    잠시동안 비춰진 마음의 그림자
    배고플 때 밥 먹으면 배고픔이 없어지고
    목마를 때 물 마시면 목마름이 없어지나
    배고프다 목마르다 하는 것은
    밥도 물도 아니요
    육체도 아니라네
    육체가 배고프다 한다면
    죽은 시체도 밥달라 할 것이나
    죽은 시체는
    밥달라 하는 법이 없고,
    목 마르다 하지 않고
    외롭다 하지 않고
    슬프다 하지 않고
    열받고 화내는 법이 없네
    말이 끊어지고 고요한 침묵밖에는 없네
    하여
    배고픔도 목마름도
    마음의 일이듯이
    실재를 알고 보면
    일어났다 사라지고
    뭉쳤다 흩어지고
    있다가 없어지는
    뜬구름 같아서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 없고
    집착할 것 없는데
    무엇에 절망하고
    무엇에 슬퍼하고
    무엇을 원망하고
    무엇을 분노하랴
    진실을 알고 보면
    일체는 꿈과 같고
    드라마 같고
    연극같은 것
    그러니
    본래 영원한 것 없고
    고정된 것 없으니
    해도 한 바가 없고
    맡아도 맡은 바가 없으며
    살아도 산 일이 없고
    죽어도 죽은 일이 없으니
    참으로 두려울 것 없고
    걱정할 것 없네
    삼라만상은
    정한 바 없이 자신의 할 바를
    말없이 할 뿐
    이렇다 저렇다 하지 않네
    정했다 해도 영원하지 않으니
    고정됨 없이 맡은 배역 따라서
    말없는 가운데 할 일을 다하네
    분노하는 자여,
    맡은 배역따라 가타부타 하지말고
    어떤 일도 마다 않고
    신나게 할 일이네
    지금 할 일 바로 보고 바로 알아
    그대로 행한다면
    모든일에 삿됨이 없이 밝고 분명하여
    즐겁지 않은 일이 없네


    
       
    


출처 : 분노하는 자를 위한 노래
글쓴이 : 구름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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