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지울 수 없었던 이유는...
詩 이민숙
나는 항상 그대 곁에
머물고 싶었던 그늘이었고
그대 가슴에서만
빛 좋은 향내 달고 피는 한 송이 꽃이고 싶었습니다.
흔들린다 해도
얕은 바람에 잔잔히
흔들리고 싶었던
그대 곁에서 만 부는
그대 이마에 땀을 식히고
그대 젖은 가슴을
시원하게 말려 주는 바람이고 싶었습니다.
사소한 기억이 스쳐도
꼭 그대가 떠 올랐고
밥을 먹다 가도
그 사람이 유난히 잘 먹었던
음식 앞에서도
울컥 눈물로 목이 메여
채기로 며칠을 고생해도
밉지 않는 기억을 접을 수 없었습니다.
아늑한 밤 하늘에
별을 헤일 때도
늘 그대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감정을 억제하면서
끝내 울음 끝에 달려서
눈물로 떨어져 손 등을
축축히 적시는
그 이유도 그대 보고픔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립기만하고
그렇게 서럽게 보고 싶기만 했었던 사람이
다른 사람 아닌 그대라는 걸
서러운 가슴에 새기듯 하루 이틀
날이 갈수록 새겨져 갔습니다.
추억의 빗장을 풀면
우르르 몰려나와
나를 잠식시킬 것 같은
그런 그대를
내 가슴에 들어찬 사랑하는 사람 당신이기에
떨쳐내지 못하고 아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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